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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확장 전략: 고슴도치의 가시처럼 뾰족하게 나아가기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일은 언제나 흥미롭고 도전적인 과정이다. 특히나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이 IT업계의 특성상 제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서 가설을 검증하고 기능을 확장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년부터 신규 팀의 리더가 되어서 팀원들과 함께 제품을 성장시키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했었다. 그 중 하나가 어떻게 제품의 기능을 확장해 나갈 것인가 였다. 이 글에서는 우리 팀이 새로운 프로덕트 개발을 위해 설정한 전략과 접근 방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는 이 전략을 ‘고슴도치의 가시처럼 뾰족하게 나아가기’라고 지칭하고 기능을 확장하는 기본 컨셉으로 고려하고 있다.
기본 전제 정의하기 : 제품의 영역을 확장에 대한 생각
우리팀이 개발하는 제품은 최근의 가장 주목받는 LLM을 기반으로한 MLOps 영역이다. 신기술이 매우 빠르게 발표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응되는 사용자들의 요구사항도 다양함과 동시에 변경이 잦다. 이런 상황속에서 제품의 기능을 개발하는데 변화가 발생할 때마다 대응하기 보다는 어느정도 정돈된 전략이 필요함을 느꼈다. 그래서 시장에서의 제품의 포지션을 설정하고 커버리지를 높이기 위해서 다음과 같이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제품의 커버리지를 높이는 것 = 땅따먹기”
우리가 개발하는 제품이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시작 포지션은 작은 영역이고, 이를 확장하는 것은 땅따먹기 게임 (paper.io) 에 비유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게임에서는 한번에 한 방향으로만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한번에 모든 부분을 전방위적으로 확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제품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기본 전제를 정의한 다음 이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나아가야겠다고 정리했다.
제품의 커버리지를 넓히기 위한 전략 수립
- 확장하려는 영역을 지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추가하려는 기능 영역을 정한다.
- 해당 영역에 대한 핵심적인 목적을 정의하고 검증하려는 가설을 뾰족하게 다듬는다.
- 최소한의 리소스로 가설을 검증하여 워킹하는 scene 을 만들어본다.
-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통해서 가설이 검증되었는지 확인한다.
- 피드백에서 기능이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뾰족한 가시위에 연결된 영역을 보강하여 두텁게 만들어서 안정적으로 개선한다.
- 그렇게 되면 최종적으로 목표로 했던 영역을 커버하는 피처를 제품에 추가할 수 있게된다.
우리는 이런 전략을 ‘고슴도치 가시처럼 뾰족하게 나아가기‘라고 지칭했다.
너무나 당연한 소리로 들릴 수 있지만, 신규 피처를 추가하는데 있어서 많은 과제를 동시에 진행하게 되면 다음 문제가 쉽게 발생하고는 했다.
- 구성원들 사이의 정보의 불일치
- 원활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
- 협업하기 어려운 구조
고슴도치의 가시처럼 뾰족하게 확장하기: 철저한 검증과 신속한 피봇
이 전략의 장점은, 시장의 요구와 환경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변화와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 한 번에 큰 도전을 감행하기보다는, 작은 영역을 하나씩 확보해나가며 단계를 밟아가면서 가치를 추가할 수 있다.
각 영역의 피처를 개별적으로 실험하며 점진적으로 확장을 시도하는 PoC(Proof oc Concept) 단계를 거치면, 투입되는 리소스를 최소화 할 수 있게 되고 아낀 리소스는 이전 단계에서 검증한 기능을 탄탄하고 안정적이게 만드는데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검증 과정에서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이고 결과에 따라 신속히 확장하거나 조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을 사용할 때 주의할점도 있다.
‘최첨단 수동’ 작업이 중요함
고슴도치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리소스로 최대의 검증 결과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각 피처가 동작하는지 확인할 때, 완벽한 자동화나 대규모 시스템을 구축하기보다는 “최첨단 수동” 작업을 활용하게 된다. (’최첨단 수동’ 이라는 말은 우리팀의 누군가가 먼저 이야기 했는데 너무나 찰떡같이 알아듣기 쉬운 말이라 모두가 자주 사용하고 있는 단어이다.)
이 “최첨단 수동” 방식은 기능을 검증하되 PoC 과정에서는 기능이 유지되는데 필요한 자동화 과정을 과감하게 생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규 기능에 대한 통계라던지, 운영기능을 위한 “백오피스-운영툴” 은 생략하고 기능을 출시한다던지 하는 방식이다.
기능이 워킹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는 필요하지만, 이 기능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기 위한 운영기능등은 우선순위를 미뤄두고 제품의 기능을 출시하는 것이다.
실제로 큰 기능을 개발하면 운영을 위한 작업들을 개발하는데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들게 되는데, 막상 기능 출시 이후에 사용자의 반응이 좋지 않다던가, 전혀 다른 니즈가 발생해서 기능을 피벗해야하는경우가 발생한다. 그렇게 되면 그 동안 공들인 노력이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런 것도 하나의 리소스 낭비라고 보았다.
팀워크와 피드백
고슴도치 전략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중요한 또다른 요소는 팀워크와 피드백이다. 뾰족하게 하나의 PoC를 만드는 과정이 반복되는 데,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과 사용자의 피드백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가다듬고 기능이 가치있는지 판단하려면 구성원들 모두가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자신의 역할에 대한 충실한 수행이 중요하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팀이 하나의 방향으로 뾰족하게 찌르기 위해서 이를 뒷받침해줄 팀워크이다.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는 것, 그리고 구성원들의 아이디어와 사용자의 피드백을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는 것 모두 쉽지 않은 일이지만 계속해서 의식적으로 리마인드 하면서 나아가고 있다.
그래서 하나의 PoC를 시작하기 위한 과제 선정에는 구성원 모두가 반드시 참여하여 더 이상 문제에 대한 의문점이 없을 때까지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를 가진다.
흔들릴 마음가짐
우리의 전략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유연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면서도,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기 위한 것이다. 시장과 상황의 변화는 너무나 자연스럽기 때문에 변화에 적응해야하는 일은 피할 수 없지만, 개인의 입장에서 이러한 변화를 마주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열심히 개발한 신규 기능이 생각보다 가치가 없다고 판단될 때, 빠르게 기능을 종료하거나 피벗하자는 이야기는 노력에 공을들인 당사자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러한 변화를 마주할 때 필요한 것은 고정된 사고가 아닌 ‘흔들릴 마음가짐’이라는 자세이다.
제품의 가치를 더 하는 일이 바다를 항해하는 일이라고 비유한다면, 파도에 흔들리는 일은 피할 수 없고, 그렇다면 오히려 마음껏 흔들릴 각오가 필요하다.
“흔들릴 마음가짐” 이라는 키워드는 팀에 누군가 합류하면 꼭 거치는 온보딩의 마지막에 있는 “메세지"로 우리팀에서 추구하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자세"이다.
앞서 이야기한 제품의 확장전략을 땅따먹기와 같이 이해하고, 고슴도치의 가시 같은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열린 사고가 필수적이다.
마무리하며
우리의 전략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단단히 자리 잡으려는 노력이다.
땅따먹기와 고슴도치의 가시처럼 뾰족하게 확장하는 방식을 통해서, 우리는 하나하나 영역을 확장하며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물론 매 순간이 쉽지 않고 다양한 문제들이 쏟아지지만 이 전략이 제품 개발과정에서 든든한 나침반 역할이 되기를 바라며 팀원들과 의지를 다진다.
앞으로도 여전히 흔들리겠지만, 그래도 뾰족하게 가시를 세워보자.
참고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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