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잘하기 위한 환경'과 리더쉽

2023-02-25

일을 잘 하기 위한 환경

며칠 전 이전 조직의 팀장님과 커피를 마시며 근황을 이야기하다가 일을 잘하기 위한 환경과 리더쉽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되었다. 올 초부터 새로운 조직으로 이동하여 업무에 적응하고 있었고, 최근 리더쉽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던 터라 귀가 솔깃한 내용이었다.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공감 가는 부분들이 많아서 대화를 토대로 나의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일을 잘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제일 먼저 생각해 볼 것은 협업이다. 조직 안에서 개개인의 작업 결과는 조직의 목적에 맞게 연결되어야 제대로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협업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져 ‘1+1 > 2’ 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일을 잘 한다는 것 이라는 것은 다시말해 협업이 잘 이루어지는 일 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협업을 하기 전에 준비되어야 할 것들

일을 하기 전에 무작정 할 수는 없다. 미리 준비되어 있어야 할 것들이 있다.

1. 신뢰 - 안정감

기본적으로 구성원들 사이에서의 신뢰가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협업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동료가 있어야만 원활하게 협업할 수 있다. 몇가지 케이스를 생각해보면,

  • 조직에 새로운 멤버가 합류하는 경우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신뢰를 형성하는 활동들을 진행한다. 다양한 조직 활동들을 통해서 스킨쉽을 쌓고,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상호교류를 통해서 신뢰를 형성할 수 있다. 나는 이런 활동들에서 멤버들 사이의 긴장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꼭 구성원들이 모두 친해지지 않더라도 긴장하지 않고 편하게 대면할 수 있을 정도의 친숙함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무엇인가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에는 두려움이 발언할 수 있으려면 신뢰를 바탕으로 ‘심리적 안정감’이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신뢰가 형성된 조직에서는 내가 실수를 하더라도 동료와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구성원 입장에서는 보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일을 수행할 수 있다. 따라서 비난받지 않는다는, 지지하고 응원받는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만약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라면, 조직의 신뢰가 깨어지지 않도록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깨어진 신뢰는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2. 방향성 - 미션

방향성이라는 단어는 조직 내에서 무수히 많이 듣게되는 말이면서도, 항상 추상적이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고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사실 그렇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조직 구성이 그만큼 복잡하고 계층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인원들의 생각을 포용하고, 큰 의미를 가지려고 하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실무레벨에서 바로 인지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모호해지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그만큼 개별 조직으로 내려오는 그 방향성에 부합하는 미션이 뚜렷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방향성
    • 큰 조직레벨에서의 ‘방향성’은 전략적으로 모호함을 띄거나, 다양한 수용성을 위해서 추상적인 단어로 나열되기 쉽다
    • 그 만큼 실무레벨에서의 뚜렷한 목적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미션이 선명해져야 한다.

3. 업무 프로세스

협업을 하기 위해서 또 하나 준비해야할 것은 바로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합의라고 생각한다. 기존 조직에 합류한다면, 기존에 정리된 프로세스를 확인해야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면 구성원들이 일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1. 출퇴근 방식도 정해야하는(!?) 하나의 주제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전면 재택이라던가, 2출근 3재택이라던가 조직에 따라 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도 있고, 이미 정해져 있는 경우도 있다.
  2. 주요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무엇으로 사용하는지. 슬랙, 잔디, 팀즈와 같은 툴부터 내부용 자체 메신저와 같은 도구중 어느것을 메인으로 하고, 서브 커뮤니케이션 툴이 있다면 해당 툴도 가이드가 되어야 한다.
  3. 협업 과정에서 다양하게 생산되는 문서와 자료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위키나 노션이 주로 많이 사용되는 것 같다.
  4. 스케줄 관리 방식 구글 캘린더를 사용하거나, 별도의 스케줄 관리툴을 사용할 수도 있다.
  5. 이슈 관리 방식 JIRA와 같은 툴부터, 스프린트/칸반과 같은 관리 방법을 정할 수도 있다.
  6. 정기 일정 데일리 미팅의 진행 유무 및 방식, 위클리 스케줄과 같은 공식 일정을 말한다.
  7. 개발 환경 개발하기 위한 환경, 언어, 인프라 도구, 릴리즈 프로세스, 테스트 방법등을 말한다.

일이 잘 진행되게 하려면

조직 구성원들이 서로 신뢰가 형성되어 있고, 명확한 미션과 방향성을 세웠다고 가정해보자. 그 뒤에 일을 하기 위한 프로세스도 합의해서 준비되었다고 생각해보자. 그 뒤에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는 일이 잘 진행되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1. 분명한 역할과 책임

해야할일이 무엇이고, 언제까지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할지 각자의 역할과 책임이 명확하게 나눠져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흔히 R&R이라고 한다) 물론 업무 과정에서 그 중간 언저리의 모호한 구간이 발생하기 마련이지만, 이 또한 사전에 협의에 대한 룰을 정해놓고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2. 빠른 정보공유

조직내에서 의사결정의 배경, 이슈의 맥락과 같은 정보는 빠르게 공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과다한 정보가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측면이 있지만, 정보가 흐르지 않기 보다는 활발하게 공유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3.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정보가 공유되는 과정에서 당연하게도 커뮤니케이션도 활성화 된다.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조직 구성원들이 서로서로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직군을 넘어서 다른 동료에게 아이디어를 주는 행위도 좋다고 생각한다. 주의할 점은 커뮤니케이션에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공격적인 말투는 서로의 신뢰를 해치고, 분위기를 경직되게 만든다. 커뮤니케이션에 부담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서 유머와 위트가 있어야 한다.

일을 잘 하기 위한 리더쉽

일이 잘 진행되게 하기 위해서 리더쉽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리더쉽은 조직의 형태와 리더의 성향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가 있다. 나도 여러번의 조직이동을 겪으면서 다양한 리더들을 만났고, 그들 모두 각자의 개성이 반영된 리더쉽을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항상 어떤 리더쉽 형태가 더 좋다라고 말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랬으면 하는 내용들이 있어서 정리해보았다.

1. 명확한 업무지시

조직의 방향과 미션에 맞추어 개개인에게 역할을 분배하는 행위, 특정 작업 결과물에 대한 기대치에 대한 가능한 상세한 설명이 있을 수록 구성원들이 업무를 빠르고 명확하게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 위임 잘하기

조직원들이 각자가 맡은 일에 대한 전문가라는 자각을 가지고, 업무를 위임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서 리더가 경험치가 더 높은 부분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구성원에게 위임하여 결과를 내도록 유도해야한다고 생각한다.

3. 명확한 상위 Align

조직이 달성하고자 하는 미션은 시간이 지나면서 세부적인 디테일이 변경될 수 있다. 특히나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상황에 따라 업데이트가 잦은 경우도 있다. 이럴 때마다 상위 조직의 목표에 맞게 조직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적절하게 공표하는 행위가 필요하다.

4. 빠른 정보전달

어떤 의사결정이 있다면 그 배경, 이슈가 발생했을 때의 맥락등 리더가 제일 처음 접하게 되는 정보가 많기 때문에 이런 정보를 자주 공유해주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때로는 모르는게 약일수 있지만, 그래도 공유가 없는것 보다는 많은게 낫다고 본다.

5. 적절한 피드백

구성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 적절하게 지원해주고, 잘 하는 점은 인정을, 못하는 점은 지적을 해주어야 한다. 너무 잦은 피드백은 마이크로 매니징이 되지만, 피드백이 없으면 방치되는 느낌을 주어 소속감을 해치게 된다.

6. 조율

업무 도중에 충돌과 갈등,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이슈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 조직의 리더가 갈등을 해소하고, 이슈를 위한 적절한 자원을 분배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스케줄을 조정하여 조직의 미션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리

생각들을 정리해놓고 보니, 리더가 할 일이 많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리더 한 사람의 몫이라기보다는 조직이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의 일부분이라고 생각되지만, 그만큼 리더가 누구냐에 따라서 많이 달라지는 영역들이라 새삼스레 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새로운 조직에서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아 일을 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리더로써의 역할이 점점 더 가까워져 오는 느낌이라 더 크게 와닿았던 대화였다.

‘일을 잘 하기 위한 환경’을 만들고 그런 환경 위에 조직을 이끌고 성과를 낼 수 있는 리더쉽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좀 더 명확하게 ‘내가 리더가 된다면’ 이렇게 해야겠구나 라는 생각들이 이어졌다. 그렇다고는 해도 만약 나에게 리더의 역할이 주어진다면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맛있는 커피를 사주신 팀장님의 마지막 말을 떠올리며 두려움을 이겨내 봐야겠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부딪치면서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면 됩니다. 저도 처음부터 능숙하진 않았어요. 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담당하는 사람을 찾아가서 물어보세요. 모르면 모른다고 이야기해도 괜찮아요. 충분히 잘 해내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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