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일하는 사람인가?

2021-06-30

배경

  • 올 초에 회사에서 진행하는 TF 조직에 급하게 합류하게 되면서 4년 6개월동안 일했던 조직을 인수인계도 없이 떠나게되었다.
  • 조직이동 후 인수인계를 제대로 못해놓은 것이 내심 마음에 걸렸는데, 감사하게도 뒤늦게 나마 인수인계겸 개인 회고 자리가 마련되었다.
  • 인수인계 이외에 개인 회고를 어떻게 진행할까 고민하다가 내가 어떻게 일하는 사람인지 정리해서 공유해보자고 마음먹었다.
  • 그 동안 내가 조직에서 무슨 일을 했고, 어떻게 일하려고 노력했는지, 아쉬운건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정리해 발표를 했다.

회고 발표 “나는 어떻게 일하는 사람인가?”

시작은 회고를 하기 위함이었지만, “나는 어떻게 일하는 사람인가?“라는 아이디어를 떠 올리고 보니 이런 주제는 그 동안 의식적으로 생각해보지 못했다는 걸 알았다. 이번기회에 정리를 통해서 내가 어떻게 일하려고 노력하는지 돌이켜 보았다.

1. 비지니스를 이해하는 개발자

비지니스를 이해하는 개발자라는 건 내가 지향하는 방향이다. 조금 더 풀어서 이야기 해보자면, 내가 맡은 프로덕트가 어떻게 해서 진행되는지 깊게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뜻이다.

  • 프로덕트가 어떤 산업 영역에 포함되어 있고
  • 어떤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으며
  • 이 비지니스에서 제일 중요한 목표는 무엇인지
  • 그리고 이 비지니스를 진행하고 있는 조직(팀 또는 회사)이 현재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어디이며
  • 따라서 내가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팀과 프로덕트에 기여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가능한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내가 개발자 이기 때문에 실제 제품의 구현에 집중하게 되는데 이 때 디테일에 몰입되기 쉬워 프로덕트의 목표를 잊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전체 그림을 잊지 않고 팀의 방향과 목표를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기 위해서 목표를 정의했다.

행동양식

비지니스를 이해하는 개발자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몇가지 행동양식이 필요하다.

  1. 첫째로 항상 그림을 그려보자 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가능한 다이어 그램 형태로 (꼭 컴퓨터가 아니더라도 손으로 그리기도 한다.) 함축적으로 표현해보는 노력을 들인다. 그림으로 잘 표현이 되지 않으면 뭔가 명확하게 알고 있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부분을 좀 더 파악하려고 노력을 한다.

  2. 두번째로 100번 생각해보기 라는 행동양식을 지향하고 있는데, 이건 새로운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

    • 아이디어가 실제로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지
    • 리소스를 고려할 때 실현 가능한지
    • 이슈가 될 부분은 없는지
    • 기존의 구현에서 사이드 이펙트가 발생할 부분은 없는지
    • 추가 리소스가 필요하다면 어떤 리소스인지 정도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구체화 나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생각을 계속 해보면서 사고를 넓히려고 노력하는 방법이다.

2. Be proactive

개인적인 측면에서 비지니스를 이해하고 역할을 명확히 하고자 하였다면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조직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때 기여를 잘 하기 위해서는 팀/조직 안에서는 동료들과의 협업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때 내가 어떤 태도를 지향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Be proactive 라는 것은 원활한 협업/커뮤니케이션/신뢰를 위해 내가 갖추어야할 태도라고 생각한다.

Proactive?

한국어로 딱 맞아 떨어지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데 영어로 Proactive 라는 단어가 있다. Reactive 와 대비되는 말이라고 이해할 수 있는데, 풀어서 이야기 하자면 주변의 상황에 반응하지 말고 먼저 행동하자는 뜻이된다. active 가 활동적이다라는 의미로 해석한다면 pro 가 붙었으니 그보다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행동양식

  • Proactive 하게 조직에 기여하는 방식도 몇가지 행동 양식을 정했다.
  1. 알고 있는 것을 공유한다.

    • 내가 알게된 지식/노하우를 공유해야한다. 나만 알고 있는 정보가 있다면 내가 자리를 비웠을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공유를 통해서 타인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100% 이해하는 지식이다 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2. 나의 이슈를 알린다.

    •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내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말하지 않으면 상대가 눈치껏 알아서 도와줄 수 없다. 동료에게 알리고 함께 고민하면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고 상대방의 고민도 들어주면서 각자의 신뢰도가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3. 어슬렁 거리기

    • 딱히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생각을 환기시키거나 이슈의 중간중간 시간에 동료들과 커피를 함께 하거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려고 노력한다. (물론 인터럽트를 거는건 아닌지 주의하며) 도움이 필요한 동료들이 없는지 살펴보고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4. 일거리가 보이면 그냥한다.

    • 팀에서 일하다보면 누구나 하기 싫은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가급적이면 내가 그 일을 하는 것이 가장 빠르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일 수도 있다.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일할 거리가 보이면 그냥 하려고 노력한다. 이 때 스트레쓰/귀찮음 그 자체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3. 남들 보다 느려도 여유있게

나는 학습 속도가 빠르다던가, 머리가 비상해서 한번에 문제를 해결하는 그런 능력은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나는 역량을 효율적으로 그리고 꾸준히 사용해야만
동료들과 보조를 맞추어 목표를 이루어나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보다 많이 고민하고 전체를 이해하고 시작하려고 하고 실수를 덜 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야만 조금 느리더라도 덜 시행착오를 거치니까 말이다. 하나의 목표를 정하고 머리속에 목표의 전체 모습을 그려보고 하나씩 살을 붙이는 방식으로 일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해야만 느린 나의 속도를 가지고서도 적절한 시간 내에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남들 보다 느려도 여유있게 를 목표로 하지만 실상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남들만큼 인것은 비밀. 😭

행동양식

  • 다음은 느리더라도 여유있게 일 하기 위한 행동양식이다.
  1. 왜 필요한가 생각한다.

    • 이 이슈의 근본적인 목표와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2.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한다.

    • 왜를 알게 되었으면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생각해본다. 사용성/기능성/내구성/유지보수 용이성등을 고민해본다.
  3.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한다.

    • 코드를 추가할 것인지? 정책을 추가해야할 것인지 고민할 때가 있다. 때로는 코드 없이 정책을 바꾸는게 더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방향일 수기 때문이다.
  4. 운영 리소스의 효율성을 생각한다.

    •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때 유지보수가 용이하게 구성해야한다. 또한 사용하는데 리소스가 적게 들어야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낮게 유지할 수 있다.
  5. 해결의 결과를 어떻게 측정할지 생각한다.

    • 문제 해결을 완료한다는 것을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 고민해본다. 무엇이 해결인지 정의하기 위해서는 왜 필요한지 고민하는 게 꼭 필요하다.
  6. 뒷정리는 어떻게 할것인지 생각한다.

    •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시행착오 과정에서 발생한 불필요한 찌꺼기들이 남기 마련이다. 뒷정리가 깔끔해야 나중에 나의 발목을 잡지 않는다.

요약

다음은 내가 어떻게 일하려고 노력하는지에 대한 요약이다.

  1. 비지니스를 이해하는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2. Be proactive 하게 조직에 기여하고
  3. 남들보다 느려도 여유있게 가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위의 목표를 위해서 다양한 행동양식을 정의하고 이를 따르려고 노력한다.

회고 발표 후기

위의 내용을 정리해서 업무와 관련된 내용을 덧붙여 전 조직에 회고 발표를 진행했다. 그 동안 조직내에서 기술공유는 종종 했었지만 개인적인 이야기는 해본적이 없어서 당일날 발표하기 전에 문득 이런 내용을 발표해도 되는가라는 불안감이 들었다. 평소에는 잘 떨지 않는 다고 자부했지만 이날 발표는 덜덜덜 떨면서 발표를 진행했는데 다행히도(!) 동료들의 “좋은 자극이 되었다"는 코멘트가 많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4년 6개월간 함께 일한 동료들 앞에서 개인 회고 발표를 진행하며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나 스스로가 어떻게 일하는 사람인가 알아 갈 수록 자기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블로그를 빌려 지난 4년 6개월간 함께한 동료들에게 다시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제일 좋은 복지는 좋은 동료. 좋은 동료들 덕분에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 언젠가 다시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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